수많은 히어로물이 쏟아지는 시대에,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유독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단순한 주인공이 가진 초능력과 전투 이야기를 넘어, 이 작품은 성장, 책임, 사회적 정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미도리야 이즈쿠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갈등을 안고 성장해 나가며, 시청자들에게 '진짜 영웅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리기보다는, 각자의 삶 속에서 답을 찾아가게 만듭니다. 이 글에서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어떻게 하나의 사회적 이야기로 발전했는지를, 깊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특별한 이유
요즘은 히어로물이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할리우드에서는 거의 매달 새로운 히어로 영화가 나오고, 전 세계적으로도 초능력과 악당이 나오는 이야기는 넘쳐납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 불리는 이 작품이 유독 눈에 띄는 건, 그저 '강한 사람'의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이 매력적인 이유는, 시작부터 약한 주인공을 내세운다는 데 있습니다. 미도리야 이즈쿠는 처음엔 아무 능력도 없는 무개성 소년입니다. 하지만 히어로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로 모든 조롱을 견디고, 결국 전설적인 히어로 '올마이트'에게 선택받아 능력을 이어받습니다. 듣기만 해도 감동적인 이야기지만, 그 과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영웅담 이상의 것이 보입니다. 히로아카는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가 영웅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또 때로는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줍니다. 영웅이 되는 길이 단순한 능력의 문제가 아님을, 책임과 선택, 인간적인 고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합니다. 이는 단지 10대 시청자들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통찰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갖는 힘은,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나옵니다. 주인공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 역시 각자의 사연과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악당이라 해도 단순히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닌, 인간 군상이 얽히고 부딪히는 하나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웅의 선택
히로아카 세계관의 핵심은 개성입니다. 즉 사람마다 다른 초능력입니다. 전체 인구의 80%가 개성을 가진 사회입니다. 언뜻 보면 평등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개성은 전투에 유리해 히어로가 되기 쉬운 반면, 어떤 개성은 쓸모없다고 취급받습니다. 결국 여기서도 경쟁과 비교, 우월감과 열등감이 생깁니다. 그 속에서 미도리야 이즈쿠는 더없이 취약한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무개성이었던 그는 그저 히어로에 대한 동경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진심, 끈기, 그리고 용기는 결국 '올마이트'라는 전설의 히어로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하지만 능력을 물려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후에 그는 누구보다 많은 훈련과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건 명확합니다. 영웅은 능력이 뛰어나서 되는 게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는 용기,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불가능해 보여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작품 속에는 수많은 개성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개성들이 인간성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세심하게 보여줍니다. 예컨대 토도로키 쇼토는 아버지의 강압에 의해 키워진 인물로, 그가 겪는 내면의 갈등은 단순한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자존감의 문제입니다. 반면 바쿠고 카츠키는 누구보다 강한 개성을 가졌지만, 자신이 가진 폭력성과 오만함으로 인해 주변과 부딪히며 점차 변화해 갑니다. 이처럼 단지 '누가 가장 강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느냐'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단순히 싸움 장면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감정과 고민, 갈등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총평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열정 넘치는 소년 만화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인간관계와 사회 구조 속에서의 위치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텍스트일 수 있습니다. 분명한 건, 이 작품이 단순히 "강한 사람이 이긴다"는 메시지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품은 정의란 무엇인가, 영웅이란 누구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같은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미도리야 이즈쿠는 완벽한 주인공이 아닙니다. 수없이 흔들리고, 아파하고, 실수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닮고 싶은 어떤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악역이라 불리는 이들도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있으며, 그것이 사회로부터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작품은 조심스럽게 짚어냅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이분법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사람과 사회, 구조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려 합니다. 결국 히로아카가 특별한 이유는, 우리 삶에 있는 여러 갈등과 고민을 그저 판타지로 가볍게 넘기지 않고, 진지하게 들여다보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한 편의 사회 드라마이자, 성장을 말하는 이야기이며,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담담한 고백처럼 느껴집니다.